
지난해 국내 라면 업계에서 삼양식품과 농심의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에서 기록적인 성장을 이루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농심은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 증가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삼양식품 vs. 농심, 실적 격차 확대
삼양식품은 2024년 매출 1조 7,3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5%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3,442억 원으로 133% 증가하며 처음으로 농심을 넘어섰다. 반면, 농심은 지난해 매출 3조 4,387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6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6% 감소했다. 매출 규모는 여전히 농심이 크지만, 수익성에서는 삼양식품이 두 배 이상 앞서는 구조로 변했다.
수출 비중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로, 2023년(68%) 대비 크게 증가했다. 반면, 농심의 수출 비중은 **37%**에 불과해 내수 시장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과 수출 전략
삼양식품의 고성장 배경에는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이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수출이 급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보다 라면 가격이 높고, 정부 규제도 적어 마진율이 높다. 그 결과,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19.9%**로 업계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농심 역시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성장 속도에서 삼양식품과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1.5%**로, 일본 도요스이산과 1위를 다투고 있다. 또한 부산 녹산에 수출 전용 공장을 설립하고, 2030년까지 미국 매출 1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농심의 수출 비중이 삼양식품보다 낮고, 원가 부담 증가와 내수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한계로 작용했다.
맵(MEP)으로 일본 국물라면 시장 공략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에 이어 신규 브랜드 ‘맵(MEP)’을 론칭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본은 약 7조 원 규모의 라면 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물라면의 비중이 높다. 기존의 불닭볶음면이 볶음면 중심이었다면, 맵 브랜드는 국물라면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전략적 제품이다.
맵 브랜드는 매운맛을 5단계로 세분화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며, 이번 일본 시장 출시 제품으로는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이 있다. 삼양식품은 일본 대형 유통업체인 돈키호테, 이온, 라이프 등과 협업을 논의 중이며, 본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K-라면 시장의 변화, 삼양식품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까?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과 맵 브랜드를 앞세워 전 세계 K-푸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농심이 신라면을 필두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과 맵을 통해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 우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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